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립니다. 이는 경주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있어 외교적, 경제적으로 매우 중대한 사건입니다. 신라 천년 고도로 알려진 경주가 역사 도시에서 글로벌 외교무대 중심지로 변모하게 되는 계기이며, 지역 균형 발전과 국제도시 이미지 제고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본 글에서는 APEC 정상회의의 개념과 의미, 경주 개최의 상징성, 그리고 지역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효과까지 다각도로 분석해보겠습니다.
APEC 정상회의란?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협력과 무역 자유화를 목표로 1989년 창설된 지역 협의체입니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 한국, 호주, 캐나다 등 총 21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전 세계 GDP의 약 60%, 무역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매년 열리는 정상회의는 회원국 간 경제 정책 조율과 협력 증진, 주요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동 대응 등을 위한 최상위 협의체로 기능합니다. 정상회의는 통상적으로 회원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 성명을 채택하고, 미래 지향적 이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입니다.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 규제, 탄소중립, 기후변화 대응, 공급망 안정화 등 글로벌 아젠다가 주요 의제로 다뤄집니다. 한국은 1991년 정식 가입 이후 꾸준히 APEC의 핵심 국가로 활동해왔으며, 2005년 부산에서 개최한 APEC 정상회의는 매우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5년 정상회의 개최지는 한국의 경주로 확정되었으며, 이는 단순한 지리적 순환 개념을 넘어 전략적 가치와 외교적 상징성이 고려된 결정입니다. 경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이자 고대 동아시아와의 교류 중심지였기에, 아시아태평양 국가 간 역사적 연속성을 보여주는 무대로 매우 적합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를 통해 APEC의 전통과 미래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국제행사의 유치는 외교적 이미지 제고뿐 아니라 민간 외교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집니다. 다양한 민간 교류와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병행되기 때문에, APEC은 단순한 정상 간 회의에 머물지 않고 국민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종합 이벤트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개최 도시가 얻는 경제적 효과와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직결됩니다.
경주 개최의 상징성과 배경
경주는 한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수도 역할을 했던 도시로, 신라 천년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대릉원 등은 한국 문화유산의 정수로 손꼽히며, 매년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명소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경주가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단순한 도시 규모나 인프라의 문제를 넘어, ‘문화 외교’라는 측면에서 매우 전략적인 선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정부는 이번 개최지를 선정하면서 지역 균형 발전과 문화적 상징성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했습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가 아닌 지방 중견 도시인 경주를 선택함으로써, 수도권 중심의 국제행사 유치 구조에서 탈피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는 APEC의 포용성과 다양성 원칙에도 부합하며, 경주라는 도시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주시 역시 오랜 기간 APEC 유치를 위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지역 내 국제회의센터 확장, 숙박시설 개선, 공항 및 고속철도 접근성 확보 등 각종 인프라 투자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자발적 참여 열기가 더해져, 지역사회 전체가 국제행사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올림픽 등 과거 대형 국제행사에서 보였던 국민적 열기와 유사합니다. 또한, 문화적 자산과 현대적 시설이 잘 결합된 경주의 특성은 국제사회에 한국의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보여주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경주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는 단지 협상과 발표의 공간이 아니라, 문화 체험과 전통 예술이 어우러진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한국형 소프트파워 외교의 대표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지역경제와 글로벌 이미지 제고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개최 도시의 경제, 인프라, 문화산업 등 전반에 걸쳐 다양한 파급 효과를 일으킵니다.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관광 및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입니다. 정상회의 개최 전후로 수많은 외국인 관계자, 기자단, 관광객이 지역을 방문하게 되며, 숙박업소, 음식점, 교통, 쇼핑 등 전 분야에 걸쳐 소비가 확대됩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2005년 부산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는 단기간 동안 수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고, 이로 인해 2000억 원 이상의 직접 경제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이후 부산은 MICE 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의 중심지로 부상했으며, 글로벌 도시 이미지도 한 단계 상승했습니다. 경주 역시 유사한 궤적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APEC은 전 세계 3천 개 이상의 언론 매체가 집중 조명하는 국제 이벤트입니다. 이는 개최 도시가 갖는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경주의 고대 유산과 자연경관,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로 송출되면, 향후 외국인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 기회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인프라 확장과 고용 창출도 중요한 효과입니다. 도로, 철도, 공공시설 등 각종 기반 시설이 정비되면서 시민 생활의 질이 개선되며, 행사 준비와 운영 과정에서 지역 청년과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도 창출됩니다. 경주시는 이번 APEC을 계기로 매년 국제 학술대회, 문화행사, 경제포럼 등을 유치해 도시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결과적으로 APEC 경주 개최는 도시 전체의 체질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기회이며, 이는 일회성 효과를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경주 개최는 한국 외교의 전환점이자 지역 균형 발전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경주는 이번 기회를 통해 ‘역사 도시’에서 ‘국제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도시의 이미지가 한층 격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 외교 확대, 인프라 개선 등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행사가 끝난 후에도 그 성과를 유지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전략적 접근입니다. 경주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 도시가 아닌, 글로벌 네트워크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민·관의 긴밀한 협력과 장기적 안목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제 '행사 개최' 자체보다 그 이후의 지속 가능성에 더욱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