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APEC 정상회의가 대한민국 경주에서 개최되면서, 이번 회의에서 다뤄질 글로벌 이슈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APEC은 단순한 경제 협의체를 넘어,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아젠다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플랫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APEC 정상회의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글로벌 이슈를 무역과 디지털 경제, 기후 변화, 공급망 재편 등 주요 분야별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디지털 전환과 무역 자유화의 재정의
APEC은 창립 이래 줄곧 무역 자유화와 시장 개방을 주요 목표로 삼아왔습니다. 그러나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단순한 관세 인하나 FTA 확대를 넘어서는 디지털 경제 기반의 새로운 무역 환경에 대한 논의가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5년 경주에서 열리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통상 규범 정립이 중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국은 자국 기업의 데이터를 보호하면서도 국경 간 데이터 흐름을 보장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로컬라이제이션(데이터 국내 보관 의무)과 디지털세, 개인정보보호 기준 등의 국제적 조율은 디지털 시대의 핵심 과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디지털 진출 지원, 핀테크 기반의 금융 통합,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확대 등의 이슈도 논의될 전망입니다. 한국은 디지털 기술 강국으로서 이 분야에서 주도적인 제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으며, 경주 APEC은 이 같은 논의의 가시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회의가 될 것입니다.
기후 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후 위기는 이제 경제적 이슈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권 거래, 그린 수소, 재생에너지 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확대는 모두 APEC 정상들이 심도 있게 논의하게 될 글로벌 아젠다입니다. 특히 기후 위기 대응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의 책임 분담과 기술 이전 문제로 인해 국제 협상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번 2025 APEC 경주 회의에서는 탄소중립(Net-Zero) 실현을 위한 공동 로드맵, 에너지 효율 개선, 지속가능한 해양관리, 순환경제 실현 방안 등의 구체적인 논의가 예상됩니다. 각국이 자국의 기후 정책과 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APEC 차원에서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한국은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며, 이번 회의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그린 기술 교류 및 국제 파트너십 강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특히 경주는 자연 유산과 문화재가 공존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전달하는 데 적합한 장소라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또한, APEC은 민간 주도의 에너지 전환 모델과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을 함께 논의함으로써, 회원국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공론장을 제공하게 됩니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경제안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는 공급망 리스크의 심각성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주요 원자재의 편중 현상, 지정학적 분쟁 등이 맞물리면서, 공급망 재편과 경제안보 확보는 APEC에서도 가장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논의 주제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에서는 반도체, 배터리, 희귀자원 등 주요 전략 품목에 대한 공급망 협력, 국가 간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재해 대응 물류망 협력체계 등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강국으로서, 관련 산업의 국제 협력 체계를 주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또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다자간 협의체 구상도 APEC 내에서 제안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 블록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중요한 장이 될 것입니다. 경주 회의는 이러한 민감한 이슈를 경제 안보라는 관점에서 조율할 수 있는 외교적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식량 안보, 의약품 생산, 희소금속 자원 관리 등 비전통적 공급망 이슈도 주목받고 있으며, 한국은 이를 통해 식량·에너지·기술 3대 분야에서 APEC과의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는 단순히 의전 행사나 외교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습니다. 디지털 경제, 기후 변화, 공급망 안정화 등 세계 경제가 당면한 복합 위기를 다룰 실질적 협력 무대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어떤 합의와 공동 전략이 도출되는지는 APEC 회원국 전체는 물론, 글로벌 경제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주가 이 역사적인 회의의 무대가 된다는 점은 우리에게 큰 자부심이자 책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제 회의 준비를 넘어, 전 지구적 이슈 해결의 파트너로서 실질적인 기여를 할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경주 APEC 회의는 '문화와 외교의 만남'을 넘어,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