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국 중 하나로서 다양한 품목을 수출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미국의 무역정책 변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무역확장법 232조, 세이프가드 조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은 특정 산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이에 따른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본 글에서는 미국 내 한국 제품 규제의 주요 무역정책, 산업별 피해 사례, 그리고 향후 대응 전략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무역정책 변화와 보호무역 강화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부터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해왔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산업정책 중심의 무역정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내 일자리 보호와 자국 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각종 규제와 무역장벽이 강화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무역확장법 232조입니다. 이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로,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적용되어 최대 25%의 관세가 부과되었으며, 수출 쿼터 제한 조건으로 관세를 면제받는 방식으로 조정되었습니다.
또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통해 세탁기, 태양광 패널 등 소비재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었고, 한국 기업들은 이에 따라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대하거나 우회 수출 전략을 채택해야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으로 특정 요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보조금이나 세금 혜택에서 제외되는 새로운 유형의 무역장벽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산업별 피해 사례: 철강, 가전, 전기차·배터리
철강 산업은 미국의 무역 규제 강화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분야입니다. 미국은 한국산 철강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출량을 제한했으며, 이로 인해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포기하거나,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출 전략으로 전환해야 했습니다.
가전 산업, 특히 세탁기와 같은 대형 가전은 세이프가드 조치의 대표적 피해 품목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내 판매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 세탁기 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단기적 비용 증가를 초래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현지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최근에는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이 새로운 규제의 중심에 있습니다. 미국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배터리 및 부품을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북미 지역에서 생산하지 않는 경우 시장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공장을 신속하게 확대하고 있으며, 현대차와 기아도 미국 내 전기차 조립 공장을 추진 중입니다.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과 시사점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규제 강화에 대해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전략은 현지화입니다.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현지 조달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하는 동시에 시장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 비용 상승을 동반하지만, 장기적 안정성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기여합니다.
두 번째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입니다. 미국 외 지역, 특히 유럽, 동남아, 중남미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며,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치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다양한 무역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세 번째는 정책적 협상 및 외교적 연계 강화입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고위급 통상 협의를 통해 규제 완화와 우호적 무역 환경 조성을 모색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정부와 협력해 공동 대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 기업에게 있어 미국 내 규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전략적 대응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오히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미국 내 한국 제품에 대한 규제는 무역정책 변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이지만, 기업의 전략적 대응 여부에 따라 그 피해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철강, 가전,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이미 현실화된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현지화, 공급망 다변화, 외교 협력 등 통합적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관련 산업별 리포트나 KOTRA,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통해 실시간 정책 변화에 주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한국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